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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도루 페이스' 박해민 "정수빈이 동기부여 됐다"

박해민(34·LG 트윈스)이 다시 힘차게 달린다. 23일 기준으로 그는 도루 18개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김도영(KIA 타이거즈·13개)과는 5개 차이. 박해민은 정규시즌 일정의 21.5%를 치른 가운데, 벌써 지난해 도루의 69.2%를 채웠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 26~27일 경기에서 각각 도루 하나씩 성공해 팀 승리를 가져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역대급 도루 페이스다. KBO리그 역대 개인 한 시즌 최다 도루는 84개(1994년 이종범)다. 올 시즌 경기당 도루 0.58개를 기록 중인 박해민은 산술적으로 83도루까지 가능하다.박해민은 KBO리그 역대 최고 '대도' 중 하나다. 2015~2018년 4년 연속 도루왕에 올랐다. 2015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60도루를 기록했다. 2014~2021년 연평균 도루 39.8개를 올린 박해민은 2022년 LG 이적 후에는 24도루, 26도루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에는 도루 성공률이 처음으로 70% 아래(68.4%)로 떨어졌다. 박해민은 정수빈(34·두산 베어스)을 보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박해민은 "나이가 들어서 못 뛴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다. 그런데 지난해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한 정수빈이 내게는 동기부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지난해 39도루를 기록, 데뷔 첫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다. 박해민은 "정수빈을 보면서 나도 다시 도루왕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부터 베이스 크기를 확대(15→18제곱인치)한 것도 도루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박해민은 "마침 더 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도루 성공률을 높이면서 더 자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그의 도루 성공률은 94.1%(리그 평균 75.6%)에 이른다. '뛰는 야구'를 강조하는 염경엽 LG 감독의 구상에 부합하고 있다. 박해민에게 그린 라이트를 부여한 염경엽 감독은 "도루에 필요한 타이밍과 스피드, 슬라이딩과 센스 등 각종 능력을 다 가진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60개, 혹은 그 이상의 도루를 목표로 한다면 오버 워크(overwork·과도한 신체 활동)에 시달릴 것이다. 절대 무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의 '제동'에 박해민도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 도루 개수에 연연하지 않지 않는다. 박해민은 '올 시즌 몇 도루를 예상하나'라는 말에 "그걸 생각할 여력이 없다. (타격이 부진한) 4월이 빨리 지나갔으면 한다"고 웃으며 "최대한 자주 출루해서 도루 등으로 상대 투수를 흔들어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몸이 아프지 않은 게 나의 장점이다. 다치지 않는 한 열심히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4.2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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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돌아온 수호신...'첫 세이브' 홍건희 "그동안 팀에 미안,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

위기의 순간, 두산 베어스 뒷문을 지키던 홍건희(32)가 다시 팀을 구원했다.홍건희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경기 9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상황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다. 앞서 오른 마무리 정철원이 연속 안타와 사구를 허용해 무사 만루를 내주고 강판당했다. 필승조 카드가 많지 않았던 두산 벤치는 홍건희를 선택했다. 지난해 시즌 중까지 마무리를 맡았고, 2020년 두산 이적 후 줄곧 필승조를 지켰던 그의 경험을 믿었다.홍건희는 믿음에 보답했다. 첫 타자 김주원에게는 깊숙한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허용해 한 점을 내줬다. 게다가 깊은 잠실 외야를 이용해 NC 주자들이 모두 한 베이스를 진루했다. 두산은 박민우를 고의사구로 보내는 만루책을 선택했다.다시 이어지는 만루 위기. 홍건희는 이겨냈다. 권희동을 상대로는 1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1루수 양석환이 빠르게 홈으로 던졌고, 포수 김기연은 홈플레이트를 밟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무사히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위기는 계속됐다. 이번엔 KBO리그 최고 교타자 손아섭이 그를 기다렸다. 안타 하나만 맞아도 역전을 내줄 상황. 홍건희는 2사 만루 상황에서 풀카운트까지 붙었고, 마침내 6구째 슬라이더로 손아섭에게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 경기를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 후 홍건희는 "중반부터 마지막까지 긴장 늦추지 않고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등판은 아니었다"며 "최근 밸런스나 몸 상태가 좋다는 느낌이 있어서 구위를 믿고 자신감 있게 던지려 했다. 인플레이 타구들이 나오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지난해 후반기부터 부진으로 고전했던 홍건희에겐 뜻깊은 호투기도 했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홍건희는 당시 2+2년 최대 24억 5000만원에 두산에 잔류했다. 더 좋은 조건을 기대했으나 샐러리캡으로 빠듯한 시장 상황에 A등급 FA인 그를 찾는 팀이 없었다.결국 사실상 재수에 가까운 조건에 친정팀에 잔류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그를 기다렸다. 결국 1군 콜업이 늦어졌고 지난 11일에야 첫 등판을 소화할 수 있었다. 찬찬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그는 콜업 후 약 10일 동안 호투하며 다시 필승조로 자격을 증명했고, 23일 첫 세이브를 기록할 때까지 6경기 동안 평균자책점도 1.69로 호성적을 유지 중이다.홍건희는 "무사 만루라는 상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경험이 있으니 차분하게 하려고 했다. 팀 승리를 지켜서 뿌듯하다. 시즌 첫 세이브는 생각도 못했다"고 웃으면서 "스프링캠프 때 가벼운 부상(우측 엄지 염증)이 있으면서 페이스가 더디게 올라왔다"고 돌아봤다. 지난해까지 투수조장을 맡았던 홍건희다. 그만큼 제 몫을 못했다는 데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홍건희는 "마운드에서의 역할은 물론 젊은 투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게 내 역할인데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오늘을 계기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홍건희는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팬들께서 정말 큰 환호를 보내주셨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전율이었다. 짜릿하고 힘이 났다"며 "그 함성에 보답하기 위해서 앞으로 마운드 안팎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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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최고 151㎞' 최준호, 씩씩하게 '5이닝 1실점', 거침없이 공룡 막았다

신인 지명 1라운드로 프로에 입단했던 최준호(20·두산 베어스)가 첫 1군 선발 등판에서 더할 나위 없는 깔끔한 호투로 임무를 120% 완수했다.최준호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67구를 던지면서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첫 1군 선발 등판인데도 주눅든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고, 최고 151㎞/h 강속구를 씩씩하게 던졌다. 피홈런 한 방으로 실점은 있었으나 NC가 자랑하는 강타선을 압도했다.천안북일고를 졸업한 최준호는 지난해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부터 강속구 잠재력은 인정 받았지만, 그해 상위 순번 지명자인 윤영철(KIA 타이거즈) 김서현(한화 이글스)에 비해 존재감은 약했다. 실제로 지난해 주목받은 동기들과 달리 그는 1군 데뷔 대신 2군에서 실력을 연마했다. 이어 지난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야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드디어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당시엔 4와 3분의 1이닝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하지만 1군 마운드를 경험해본 후였기 때문일까. 선발로 나선 23일 경기에서는 달랐다. 최준호는 1회부터 5회까지 씩씩한 모습을 잃지 않고 시종일관 공격적 투구를 펼쳤다. NC가 자랑하는 '3할 타율 보증수표' 박민우, 손아섭, 박건우를 상대로 강속구를 뿌렸다.1회부터 구위가 통했다. 선두 타자 박민우에게 강속구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그는 포크볼을 존 안에 던져 루킹 삼진으로 출발했다. 이어 권희동을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한 그는 손아섭을 상대로 강속구만 3개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했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뿌리는 하이 패스트볼은 가히 '일품'이었다. 2회 박건우에겐 일격을 허용했다. 첫 타자 맷 데이비슨에게도 몸쪽 포크볼로 루킹 삼진을 잡은 그는 박건우에게 한가운데 148㎞/h 직구를 던졌으나 초구를 바로 공략당해 홈런을 허용했다. 잠실 구장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홈런이었다.홈런을 내주고 흔들릴 법 했지만, 최준호는 변함없이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후속 타자 김성욱을 상대로도 1회 상대 타자들처럼 삼진을 뽑아냈고, 서호철에겐 안타성 타구를 맞았으나 중견수 정수빈의 호수비로 이를 지워냈다.삼진쇼는 매 이닝 이어졌다. 3회 초에는 9번 타자 김주원을 상대로 루킹 삼진을 추가했고, 4회 다시 만난 데이비슨에게는 몸쪽에서 떨어지는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끄는 등 삼자범퇴 이닝을 추가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기세를 탄 최준호에게 5회까지 경기를 맡겼다. 최준호는 이번에도 흔들림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김성욱과 서호철에게 연속 뜬공을 이끌었고, 김형준에겐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으나 김주원을 2구 만에 뜬공 처리하고 5이닝 소화를 마쳤다.패전 위기는 있었으나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 간신히 이를 지워냈다. 4회 말까지 0점으로 묶였던 두산 타선은 5회 말 집중력을 보여 동점을 뽑았다. 선두 타자 박준영이 담장 위를 맞히는 2루타로 출루한 두산은 정수빈의 안타, 허경민의 희생 플라이를 엮어 한 점을 만들었다. 비록 역전으로 최준호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안기진 못했으나 패전은 지워냈다.두산 벤치는 첫 선발 등판인 최준호에게 지나치게 긴 이닝은 맡기지 않았다. 투구 수는 67구로 적었으나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해 왼손 이병헌에게 마운드를 잇게 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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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겁 없이 던지던 최준호, '두산 출신' 박건우에게 '3호포' 허용

첫 선발 등판에서 씩씩하게 던지던 최준호(20·두산 베어스)가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두산 출신이던 박건우(34·NC 다이노스)의 방망이가 잠실 구장의 가운데 담장을 넘겨 실점을 안겼다.박건우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과 원정경기 2회 초 첫 타석에 최준호의 직구를 통타해 잠실구장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3호 홈런.이날은 최준호의 1군 선발 데뷔전이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최준호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지명돼 두산에 입단했다.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원석으로 평가받았고, 1년 차 때 담금질을 거쳐 올해 드디어 1군에 올라왔다. 지난 17일 데뷔전에서는 4와 3분의 1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이승엽 감독은 그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1회엔 기대에 맞는 투구를 펼쳤다. 최준호는 NC가 자랑하는 박민우-권희동-손아섭의 강타선을 모두 힘으로 눌렀다. 특히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 박민우와 손아섭을 상대로 최고 150㎞/h 직구와 포크볼로 두 차례 삼진을 이끌어냈다.하지만 두 사람 못지 않게 정교한 박건우를 넘긴 쉽지 않았다. 통산 타율 0.327, 그리고 최준호가 입단하기 전인 2021년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박건우가 그에게 선발로 첫 실점을 안겼다.박건우는 최준호가 던진 초구 148㎞/h 직구를 공략, 잠실 구장 가장 먼 좌중간 외야 너머로 날려보냈다. 올 시즌 세 번째 홈런포였다. 홈런 타구 속도가 172.1㎞/h에 달했고, 비거리는 123.6m가 기록됐다. 최준호의 빠른 구속을 보고 히팅 포인트를 당긴 게 초구부터 효과를 봤다. 박건우에게는 945일 만에 나온 잠실구장 홈런이다. 지난 2021년 9월 21일 당시 두산 소속이던 그는 현 소속팀 NC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였던 신민혁은 이날(23일) NC의 선발 투수다. 신민혁을 상대로 때렸던 대포를 이번엔 신민혁읠 위해 던진 셈이다.한편 박건우가 선취점을 안긴 가운데 2회 말 현재 경기는 NC의 1-0 리드로 진행 중이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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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부재, 4실책 자멸···'디펜딩 챔피언' LG 5할 승률 붕괴

LG 트윈스가 지난주 1승 5패 부진 속에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5할 승률마저 붕괴했다. LG는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5-9로 졌다. LG는 KIA 타이거즈와 주중 3연전 스윕패에 이어 두산전도 열세 시리즈에 그치며 부진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날 경기 라인업을 크게 바꿨다. 최근 주장직을 내려놓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오지환을 제외하고 구본혁은 주전 유격수로 기용했다. 테이블세터 박해민의 타순도 8번까지 내렸다.염경엽 감독은 "주자를 모아놓고 안 친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날(13일) 10안타 8볼넷을 얻고도 2점에 그친 타선의 해결사 부재를 지적한 것이다. 염 감독은 "찬스에서 자꾸 끊긴다"며 "득점 찬스를 놓치니까 경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14일 경기에서 타순의 변화를 줬지만, 백약이 무효했다. 전날(13일)에 이어 이날 경기 역시 안타(13-11)와 볼넷(4-3) 모두 상대보다 더 많이 기록하고도 홈에 불러들인 주자는 훨씬 적었다. 이번 3연전 득점권에서 LG는 0.192, 두산은 0.280이었다. 실책도 발목을 잡았다. 14일 하루에만 4실책을 쏟아냈다. 2-1로 앞선 2회 말 1사 1루에서 박계범의 땅볼을 직접 잡은 선발 투수 손주영의 2루 악송구로 위기가 이어졌고, 후속 전민재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2-3으로 리드를 뺏긴 3회에는 2사 2, 3루에서 포일로 한 점을 더 뺏겼고 두산 김대한의 내야 땅볼 때 3루수 문보경의 송구 실책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7회에는 무사 1, 2루에서 투수 이우찬의 견제 실책으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했고, 결국 양의지에게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내줬다.지난해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는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즌 초반 싸움을 중요하게 내다봤다. 개막 후 4월까지 총력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초반 계산과는 빗나가고 있다. LG는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이 붕괴되며 힘겨운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4.1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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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6⅔이닝 2실점' 곽빈, 라이벌 상대 호투에도 시즌 3패 위기

개막 후 기복을 겪던 곽빈(25·두산 베어스)이 드디어 '최고점' 투구를 펼치고도 패전 위기에 몰렸다.곽빈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LG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1사구 6탈삼진 2실점 호투를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5㎞/h를 기록했다.곽빈은 지난해 데뷔 후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10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 모두 이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모두 승선하는 등 국가대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3월에는 LA 다저스와 스페셜 매치에도 선발 투수로 등판해 값진 경험을 더했다.기대를 모은 올 시즌이었나 초반 흐름이 기대와 같지 않았다. 앞서 3경기에 등판했으나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무실점 경기가 없었다. 지난 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5이닝 6실점에 그치는 등 시간이 지나도 페이스가 좀처럼 올라오질 않았다.라이벌 LG를 상대로는 달랐다. 이날 기세를 탄 곽빈은 LG 타자들에 좀처럼 안타를 내주지 않고 질주했다. '출루 머신'인 LG 1번 타자 홍창기를 상대로 7구까지 승부 끝에 154㎞/h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낸 곽빈은 2번 타자 박해민에게 사구를 내줬으나 김현수와 오스틴 딘을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고 1회를 마쳤다. 기세를 탄 곽빈은 2회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2회 문보경-오지환-박동원을 모두 땅볼로 잡아낸 그는 3회 선두 타자 문성주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이후 세 타자는 다시 범타로 돌려세웠다. 이후 연속 범타가 이어졌다. 4회 세 타자를 모두 잡아낸 그는 5회 오지환과 박동원에게도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두 타자 모두 곽빈의 위닝샷인 느린 커브에 속절 없이 헛스윙하며 돌아섰다.8타자 연속 범타는 안타를 쳤던 문성빈의 볼넷으로 끊겼으나 기세는 이어졌다. 신민재를 뜬공 처리한 곽빈은 6회에도 삼자 범퇴를 기록하고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조건을 채웠다.두산 벤치는 흐름을 탄 곽빈에게 7회도 맡겼다. 앞선 이닝만큼 깔끔하진 않았다. 첫 타자 오스틴은 직선타로 돌려세웠으나 문보경에게 1-2루 간을 가르는 안타를 내줬다. 이어 오지환을 상대로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으로 이날 첫 연속 출루를 허용했다.대량 실점 위기에서 힘 승부로 마지막 타자를 잡았다. 곽빈은 LG 박동원을 상대로 7구까지 승부를 펼쳤다. 박동원이 곽빈의 직구를 노렸으나 그의 강속구에 방망이가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7구째 느린 커브가 박동원의 몸쪽 스트라이크존에 꽂혔고, 얼어붙은 박동원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투혼을 펼쳤으나 시즌 첫 승을 이루는 데는 결국 실패했다. 두산은 108구를 던진 곽빈을 내리고 왼손 이병헌을 등판시켰다. 하지만 앞서 안타와 볼넷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던 문성주의 방망이가 더 정교했다. 그는 이병헌을 상대로 유격수를 뚫어내는 적시타를 기록, 곽빈의 책임 주자 문보경을 불러들이며 그의 승리 투수 요건을 지워냈다.결국 승리가 아닌 패전 위기에 몰렸다. 이병헌은 후속 타자 대타 구본혁에게도 맞으면서 실점 숫자가 2로 늘었고, 무실점 승리 기회는 2실점 패전 위기로 뒤집혔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1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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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이름값·몸값 무의미...롯데 반등 만든 김태형표 선수단 관리

그야말로 제로 베이스에서 팀을 재건한다. '형님 리더십' 대명사, 김태형(57)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는 지난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연장 10회 말 대타로 나선 이주찬이 좌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손호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차전 패전 뒤 2차전에서 8-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고, 3차전에서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며 2연승과 올 시즌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해냈다. 두산 3연전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선수 기용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일단 3차전 10회 말 대타로 이주찬을 투입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2021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주찬은 그동안 1.5군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이끈 지난해 10월 마무리캠프에서 수비력을 인정받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다. 아직 타격 능력을 증명하진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끝내기 승리 기회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박승욱 대신 이주찬을 내줬다. 이 용병술은 승리로 이어졌다. 롯데는 두산 3연전 전까지 2승 7패에 그쳤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부임했지만, '봄에는 강한' 면모조차 보여주지 못했다. 타선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팀 리더 전준우를 제외하면 모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영입한 주전 포수 유강남, 유격수 노진혁도 마찬가지였다. 김태형 감독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5일 두산 1차전에서 노진혁 대신 박승욱을 선발 유격수로 투입했다. 6일 두산 2차전, 7일 3차전에선 유강남 대신 1999년생 젊은 포수 정보근을 선발 포수로 내세웠다. 일종의 메시지였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올 시즌 롯데 키플레이어로 꼽힌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1루수로 낙점한 나승엽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현재 롯데 주전 3루수 한동희는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직접 움직였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과 논의해 강속구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우강훈을 내주고, LG에서 백업 3옵션으로 밀린 손호영 영입을 성사시켰다. 좌타자가 많은 내야진에 타격 잠재력을 갖춘 우타자를 보강한 것.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을 영입한 뒤 그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더불어 지명타자 자리에 그동안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역시 잠재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정훈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개막 엔트리에서 뺀 '전' 주전 유격수 이학주에게도 기회를 줬다. 두산 3차전은 김태형 감독의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 방침이 잘 드러난 경기다. 롯데는 0-2로 지고 있던 7회 말 팀 간판타자로 올라선 윤동희가 만루홈런을 치며 역전했지만, 바로 이어진 8회 초 수비에서 손호영의 송구 실책을 빌미로 대량 실점하며 다시 역전을 내줬다. 두산 사령탑 시절 수비 기본기가 흔들린 선수를 가차 없이 교체했던 김 감독은 손호영을 바로 빼지 않았다. 아직 실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가 집중력 저하로 범한 실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손호영은 이어진 8회 말 공격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다. 롯데는 2점을 추가하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손호영은 연장 10회 말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내야 안타를 치며 끝내기 주자로 나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상황에서 대타 이주찬이 김태형 감독 믿음에 부응하는 적시타를 쳤다. 손호영을 교체하지 않은 선택도 맞아떨어졌다. 7일 두산전은 김태형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경기였다. 더불어 기존에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이름값·몸값 높은 선수들에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움직임이 될 것 같다. 이는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김태형 감독은 4-2로 역전한 뒤 맞이한 8회 초 무사 1루에서 셋업맨 최준용을 타자 허경민과의 승부 중 전미르로 교체했다. 두산을 이끌던 시절에도 종종 투수의 컨디션이나 기세, 타자와의 기싸움을 보고 승부 중 교체했다. 이 승부 결과는 앞서 언급한 대로 손호영이 실책 하며 역효과가 났다. 흔들린 전미르는 양의지와 김재환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최준용 입장에서는 실점 여부가 아닌, 감독의 교체 자체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최준용도 전임 감독 체제에서 불펜 주축으로 올라선 투수. 아직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는 강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 김태형표 '직관 야구'가 개막 2주 차를 기점으로 고개를 들었다. 선수 기용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 이름값 높은 선수라도 스포츠맨십에 어긋나거나,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언행을 하면 가차 없이 꾸짖거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동안 쌓은 커리어만 믿고, 투지를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는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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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LG의 발야구, 올해도 큰 그림으로 작용할까

LG 트윈스는 지난 주말 키움 히어로즈에 연패를 당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통합 우승 팀으로 전력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들었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케이시 켈리·임찬규 등 선발 투수들이 부진한 탓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LG는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타선과 마운드 전력이 안정적이어서 언제든 위로 치고 올라갈 힘이 있다. 여기에 '발야구'라는 무기도 있다.LG는 4일 기준 팀 도루가 18개로 KBO리그 1위다. 부문 최하위 한화 이글스(4개)과 4배 이상 차이 난다. LG의 뛰는 야구는 비단 올 시즌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팀 도루가 166개로 2위 두산 베어스(133개)에 크게 앞섰다. '발야구'를 두고 여러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이었다. 2023시즌 LG의 팀 도루 성공률이 62.2%에 그쳤기 때문이다.도루는 성공하면 한 베이스를 더 가며 득점 확률을 높여준다. 반면 실패하면 아웃카운트는 물론이고 누상의 주자도 사라져 득점 기회가 날아간다. 현장에선 도루가 공격에서 효과 있으려면 성공률이 75% 이상은 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LG는 지난해 적지 않은 실패로 비판을 들었다. 다만 '발야구'는 포스트시즌을 비롯한 단기전에서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도루 성공률이 낮더라도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뛸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상대 배터리는 물론이고 벤치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 머릿속이 복잡해진다는 의미다. 투수는 슬라이드 스텝을 빠르게 던져야 한다. 포수는 도루 저지를 쉽게 하려고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의 빠른 공 위주로 투수를 리드할 가능성이 크다. 슬라이드 스텝은 빠를수록 구위가 떨어지고, 단순한 공 배합은 타자에게 읽히기 쉽다. 도루에 대비해 피치아웃 사인이라도 내면 볼카운트는 그만큼 불리해진다.지난해 LG는 정규시즌에선 도루로 분명히 손해를 봤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도루 시도나 성공률을 떠나 상대가 의식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득이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발야구'에서 선수의 주력만큼 중요한 건 감독의 의지다. 과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에서 '발야구'로 팀을 강팀으로 이끈 김경문 전 감독은 "실패했을 때 그것에 대해 벤치가 선수를 비난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독이 실패에 따른 책임을 선수에게 전가하면 과감한 주루가 나오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터무니없는 도루와 주루로 아웃이 됐을 때는 감독의 속은 쓰릴 수밖에 없다. 그럴 때도 감독은 언론 등을 통해 선수의 공격적인 주루를 칭찬해야, 팀의 기조가 시즌 내내 흔들림 없이 이어질 수 있다. LG는 지난달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2-2로 비겼다. 연장 12회 말 1사 1·2루에서 2루 주자 오지환이 3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런다운에 걸려 아웃된 장면이 선수단은 물론이고, 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그래도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실패보다 안 좋은 건 도전을 하지 않는 정신"이라며 "오지환의 도루 시도는 절대 잘못한 것이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야구'를 대하는 감독의 의지와 지지는 변함없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4.04.0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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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만 관리하고 잘 체크하면…" 어긋난 바람, 빨간불 켜진 KIA [IS 포커스]

'호랑이 군단'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우승 도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KIA 타이거즈는 지난 1일 투수 임기영(31)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불펜 투구 중 왼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낌 임기영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내복사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 구단은 "일주일 뒤 재검 예정"이라고 밝혔다.임기영이 빠지면서 마운드 운영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프로 13년 차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스윙맨이다. 올 시즌에는 필승조로 대기하며 부상 전까지 2경기,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했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으로 정해영(23) 최지민(21) 곽도규(20) 등 젊은 선수가 많은 KIA 불펜의 중심을 잡았다. KIA는 지난달 28일 1루수 황대인이 이탈했다. 황대인은 전날 열린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회 안타를 기록한 뒤 베이스 러닝 과정에서 1루에 왼 다리가 걸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상태가 심각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피가 많이 고여 있어서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 체크가 안 되는 거 같다"며 "2~3주 정도 아이싱(얼음찜질)만 진행해 피를 최대한 없애는 것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 재검까지 최소 4주 정도가 걸린다.그뿐만이 아니다. KIA는 중심 타자 나성범이 빠진 상태로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시범경기 주루 중 오른 허벅지 통증을 느낀 나성범은 지난달 18일 MRI 촬영에서 햄스트링 부분 손상이 확인됐다. 그를 4번 타자로 낙점함 이범호 감독으로선 당혹스러운 결과였다. 지난해 종아리와 허벅지 부상 탓에 정규시즌을 58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해 의욕적으로 겨우내 몸을 만들었지만, 다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워낙 민감한 부위의 부상이라 정확한 복귀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 지난 2월 KIA 제11대 사령탑에 오른 이범호 감독은 부상을 경계했다. 이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작년에도 충분히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었는데 부상 때문에 더 높은 곳에 못 올라갔다고 생각한다"며 "부상만 관리하고 잘 체크하면 어느 해보다 더 재밌는 야구를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해 내야수 김도영과 김선빈을 비롯해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그 결과 정규시즌 6위로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투타 짜임새가 상당한 올 시즌, KIA는 개막 전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초반 순항하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연이은 주축 선수 부상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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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 데이터 긴급점검]<상> “4~5km씩 낮아” 원태인의 구속은 왜 낮았을까

야구장에서 스피드건만 바라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팬들은 구속은 물론 공의 움직임, 회전 수까지 확인할 수 있다. 타자의 스윙, 야수의 스피드는 물론 스트라이크 여부까지도 수치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숫자가 모두 진짜일까. 메이저리그(MLB)처럼 한국 야구도 정확한 숫자를 확인하고 있는 게 맞을까. 본지는 트래킹 데이터 긴급점검 시리즈 상·하편을 통해 최근 불거진 KBO리그 데이터 측정 이슈를 살펴봤다.<상> "4~5㎞/h씩 낮아" 원태인의 구속은 왜 낮았을까<하> ABS는 정말로 정확할까어떤 게 '진짜 숫자'일까.지난달 고척돔에서 열린 MLB 팀과 KBO리그 팀의 스페셜 매치는 한국 영건 투수들의 구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등판해 직구 평균 구속은 146.9㎞/h(최고 149.5㎞/h·트랙맨 기준)를 기록했다. 김택연(두산 베어스)은 같은 날 등판한 MLB 투수들보다 높은 직구 회전수로 화제를 모았다. 이들의 투구 데이터는 모두 MLB 공식 기록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MLB와 달리 KBO리그는 데이터 공개가 제한적이다. 구단들은 PTS·트랙맨·호크아이 등 장비를 사용하지만, 대중에 공개된 건 일부에 불과하다. 스포츠투아이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PTS 측정 결과만 확인할 수 있다.그런데 그 숫자가 일부 다르다. 원태인은 지난해 PTS 기준 직구 평균 구속 143.8㎞/h를 찍었다. 베이스볼서번트 측정과 3㎞/h 이상 낮다. 구속이 곧 '스펙'인 투수 입장에선 PTS 측정 결과가 신경쓰일 법 하다. 원태인은 이미 지난해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경기당 평균 4~5㎞/h가 낮게 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PTS와 호크아이는 광학, 트랙맨은 레이더 기술을 이용하는데 구속 측정 지점이 다르다. 트랙맨은 투수가 공을 던지는 시점, 즉 초속을 재지만 PTS는 홈플레이트로부터 50피트(15.24m) 떨어진 지점에서 측정한다.KBO리그 구단 분석원 A는 "보통 우리가 흔히 구속이라고 하는 것은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난 순간, 즉 초속을 지칭한다. PTS는 그 지점을 측정하지 못한다. 투수들의 익스텐션이 평균 1.8m정도라 했을 때 손을 떠나는 지점과 PTS 측정 지점은 1.5m정도 차이가 난다. 이로 인한 수치 차이"라고 설명했다.숫자를 조정해 통일하면 되지 않을까. 스포츠투아이 측은 부정적이다. 본지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문의한 결과 스포츠투아이 측은 "PTS와 타 시스템과의 비교는 당사가 파악하기 어렵고, 시스템 알고리즘에 대해 세부 사항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조정 자체도 어렵다. 가령 지난해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국내 투수 역대 최고 구속(PTS 기준 160.1㎞/h)을 기록했는데, 당시 호크아이로는 161.1㎞/h가 측정됐다. 반면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은 같은 달 PTS 기준 158.2㎞/h를 찍었는데, 트랙맨으로는 159.8㎞/h가 나왔다. A는 "안우진과 문동주 투구의 초속이 같아도 PTS 구속은 문동주가 더 높이 찍힌다. 문동주의 익스텐션이 안우진보다 길어 50피트 지점에서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꼭 초속을 잴 필요는 없지 않을까. A는 "호크아이도 같은 광학 기술이지만 트랙맨처럼 공이 손을 떠나는 시점을 잰다. 두 업체가 특이한 게 아니다. 애초에 스피드건도 초속을 잰다. 모든 장비가 같은데 PTS만 다른 지점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구속을 표시한다"고 답했다.분석원 B는 "타자와 더 가까운 50피트 지점이 유용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용도라면 차라리 종속도 확인할 수 있는 트랙맨과 호크아이가 낫다"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PTS가 제공하는 회전 수 또한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의 구속과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역산한 것일 뿐, 이를 실측해 제공하는 최신 장비와 다르다고 했다.결국 구형 기술이라 오는 한계다. 구단 분석원 C는 "핵심은 광학·레이더 여부가 아니다"라며 "투수판에서 홈플레이트까지 거리가 18.44m인데, PTS가 설치한 3대의 카메라로 추적하는 범위는 10~15m뿐"이라고 지적했다.A는 "PTS는 2006년 MLB가 도입했던 장비"라며 "광학 장비라는 이유로 호크아이와 엮는 건 넌센스다. 호크아이가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면 PTS는 2009년 출시됐던 롤리팝 폴더폰 정도다. 둘을 같은 폴더폰으로 묶겠단 이야기"라고 지적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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